삶과 인문학 2

나누는 삶 — 타인의 그림자에 따스한 빛이 되어

"己所不欲 勿施於人."공자는 말한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 그러나 이 말은 단순한 소극적 금지의 윤리로 머물지 않는다. 거기엔 더 깊은 울림이 있다. 그것은 곧, 타인의 고통과 결핍을 나의 것으로 여기라는 초월적 공감의 명령이다. 결국, 나누는 삶은 타인의 상처에 나의 시간과 마음을 기꺼이 보태는 삶이다.한겨울 새벽, 지하철역 입구의 그 남자를 기억한다. 찬바람을 피하려고 신문지를 덮은 채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그에게, 나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손난로를 건넸다. 그가 내게 내뱉은 말은 단순했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말 안에 스민 체온은 잊을 수 없었다. 내 하루는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그의 하루는 누군가의 작은 나눔으로 한 겹 따뜻해졌으리라. 그날 이후..

삶과 인문학 2025.04.08

도를 아십니까? 진짜 ‘도’에 대해 말해봅시다. PS 멧돼지

"도를 아십니까?”이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돌리거나, 핸드폰을 귀에 붙이고 급히 통화 중인 척을 하게 됩니다. 심한 경우 욕까지 나오게 됩니다. 왜일까요? 길거리에서 이 말을 들은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백발의 현자가 아니라, 흰 도복 차림이거나 수수한 옷차림에 묘한 미소를 짓는 사이비 종교 신도의 모습이기 때문이죠.도는 원래 무엇이었을까?'도'는 본래 '길'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경로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삶의 이치, 우주의 원리, 그리고 사람이 따라야 할 바른 방향을 뜻하는 깊은 단어였죠.노자의 『도덕경』에서는 “도는 말할 수 있는 도가 아니다(道可道 非常道)”라고 말합니다.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진리라는 뜻입니다. 도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고, 무엇..

삶과 인문학 2025.04.06